'오세훈표' 9조원대 서울 지하철 신설…싱크홀 위험지대 지난다

(경제 카테) 신규 노선 상당수가 지반침하 고위험 지역 관통 '땅속 안전' 빠진 예타 논란…서울시 "정밀 검토 예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당선 후 1호 교통 정책으로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내놨다. 약 9조원을 투입해 강북횡단선·난곡선·서남선·서부선·서부선 남부연장·신림선 북부연장 등 6개 노선을 신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노선을 모두 이으면 총연장 68.5km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지하철역 평균 접근 시간을 기존 9.97분에서 8.03분으로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시사저널이 신규 노선의 예상 경로를 '지반침하 위험지도'와 대조한 결과, 일부 노선이 위험도가 가장 높은 5등급 지역을 통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규모 지하 굴착 계획을 세우면서도 지반침하 위험성은 미리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상 경제성과 정책성 위주로 노선의 밑그림이 확정된 이후에야 안전성 검토가 이뤄지는 구조여서, 기획 단계부터 지반 위험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남선·신림선 연장, 싱크홀 위험지대 관통 이번 노선별 위험도 분석에는 한국지하안전협회가 지난해 공개한 '서울시 지반침하 위험 예측 지도'가 활용됐다. 협회는 서울 25개 자치구 426개 행정동을 대상으로 지반 특성, 지하수, 지하철 분포, 지반침하 이력, 노후 건물 분포 등 5개 항목을 분석해 안전도를 1~5등급으로 나눴다. 1등급에 가까울수록 안전하고 5등급이 가장 위험하다. 지도 위에 6개 노선의 예상 경로를 얹자, 서남부로 향하는 노선들이 위험지대와 겹쳤다. 강서 마곡에서 양천을 거쳐 가산까지 내려가는 서남선은 5등급으로 분류된 신월7동·신정6동·당산2동을 지나고, 경로 대부분이 4등급 지역에 걸쳐 있다. 샛강에서 여의도를 잇는 신림선 북부연장은 5등급인 여의동을 관통한다. 서북권을 지나는 서부선도 4등급인 신촌·서강·연희 일대를 통과한다. 주목할 대목은 '교통 소외'와 '지반 위험'이 겹친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에서 지하철역까지 20분 이상 걸리는 대표적 소외 지역으로 신월동을 꼽았다. 그런데 이 신월동 일대가 협회 지도에서는 5등급으로 분류된 곳이다. 협회 분석에서 이들 지역은 과거 하천 자리에 흙·모래가 쌓인 충적층이 많아 지반이 무르고, 30년 이상 노후 건물이 밀집해 낡은 지하 매설물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꼽혔다. 교통에서 소외돼 새로 노선을 깔아야 하는 땅과 지반이 가장 약한 땅이 포개지는 셈이다.